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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특집

비트코인이 기존통화를 대체하려면?


사진: Shutterstock, 통계: Bloomberg



비트코인이 점차 널리 사용되고 주목을 받아가는 오늘날

비트코인이 실제로 기존통화를 대체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5년 비트코인 가격상승 그리고 비트코인코어(Bitcoin Core)

비트코인클래식(Bitcoin Classic)이라는 양대 버전의 등장으로 인해

비트코인이 기존통화(fiat)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비트코인 논의의 출발점

 

Stony Brook 대학교 금융학 조교수이며 금융 및 경영을 주제로 글을 기고하는 Noah Smith는 현재 비트코인 담론에서 몇몇 오해가 있다고 지적한다. 어떤 비트코인 버전이 살아남을지 그리고 비트코인이 기존통화를 대체할지에 대한 논의는 비트코인의 강점이 장기적 가치에 있음을 전제로 깔고 있다. Smith는 사실 그 반대로 이해함이 맞다고 주장한다.

 

Smith에 따르면 비트코인 투자자의 상당수는 통화경제학의 기초가 부족하다. 따라서 이들은 어떤 통화의 가치는 금과 같은 가치 있는 상품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뒷받침이 없이는 통화의 가치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통화를 어떤 고유한 가치가 있는 대상의 소유권을 표시하는 표지(placeholder)에 비유한다. 통화는 곧 가치와 동일시된다. 하지만 Smith는 통화의 본질적 가치는 고유의 가치가 아닌 유동성(liquidity, 환금성)에 있다고 한다. 이는 주권, , 주택 등 실물자산과 다른 점이다.

 

유동성의 의미

 

유동성 혹은 환금성이란 어떤 대상을 다른 사물과 신속히 교환할 수 있는 속성을 의미한다. 주택의 경우 판매에 몇 개월이 걸릴 수 있어서 유동성이 좋다고 하지 않는다. 통화의 경우 언제든 그리고 무엇이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유동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어떤 통화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보다 나은 유동성을 갖춘 통화가 필요해진다. Smith에 따르면 실질자산의 뒷받침이 없는 통화라 해도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필요한 건 통화가치에 대한 보편적 합의다. 사람들이 통화를 인정하는 이상 금과 같은 별도의 실질자산은 아무래도 괜찮다.

 

역사적 교훈

 

세계대공황 시기에 통화에 대한 대안이론이 시험대에 오른 적이 있다. 대공황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유럽 경제는 금본위제도를 중심으로 하고 있었다. 국가통화는 금과 교환 가능했다. 그러나 성장 동력이 상실된 이후 몇몇 국가들은 성장을 저해하는 디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을까 하는 심산으로 금본위제를 포기하기에 이른다. 금본위제를 포기한 국가들은 극심한 인플레를 거치지도 않았고 자국 통화가 붕괴되지도 않았다. Harold JamesBen Bernanke1990년 연구를 통해 지적한 바와 같이 금본위제를 포기한 국가들의 경제는 회복되기 시작했다. Brad DeLong의 블로그에 게재된 통계를 통해 대공황 당시 주요 환대서양 국가들의 경제상황을 엿볼 수 있다.

 



 

색깔이 칠해진 선은 금본위제를 폐기한 이후의 산업생산량을 나타낸다. 금본위제를 일찍 벗어난 일본은 회복속도가 가장 빨랐으며 금본위제를 보다 오래 유지했던 독일과 일본의 경우 회복이 다소 더뎠음을 볼 수 있다.

 

유동성이 통화가치의 주된 요소긴 하나 유일한 요소는 아니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통화란 단기간 동안 가치를 유지할 수도 있어야 한다. 통화를 획득하기 위해 교환하는 대상과 그 통화로 구매하는 대상의 가치가 비슷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통화의 단기적 가치보관기능이 보장되려면 휘발성이 낮아야 한다. 이는 높은 물가상승률과 관련하여 문제가 된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단기간 통화가치는 불확실해지게 된다. 따라서 중앙은행들은 인플레를 막을 수 있는 신용을 유지하고자 한다. 중앙은행이 어느 시점에서 통화가치를 평가 절하할 경우 이는 비트코인, 외환, 금과 같이 그 통화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유형의 결제수단을 선택하도록 하는 유인책이 된다. 중앙은행의 책임성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 될 수도 있다.

 

통화와 안정성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의 통화는 여전히 가치가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 도표를 통해 달러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물가상승의 휘발성 그리고 물가상승 자체의 월별 변화량은 크지 않으며 이는 1990년대 이후 특히 그렇다. 현상유지가 계속되도록 전망됐으며 미국달러가 단기간에 추락하지는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는 미국달러가 모범적인 통화로 유지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미국달러의 가치에 비해 비트코인 가격은 들쑥날쑥하다.

 

위험부담과 보상

 

금융에서 위험이 낮음은 곧 장기적 보상이 적음을 의미한다. 미국달러의 가치는 아주 느리게 지속적으로 떨어진다. 이러한 모범통화는 단기간 가치보관기능은 우수하지만 장기투자에는 좋지 못하다. 결국 Smith는 비트코인으로 법정통화를 대체하려면 낮은 휘발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기보다는 비트코인으로 구매 가능한 물품의 실질적 소비량을 안정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함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Smith는 비트코인의 가격을 빅맥과 연동시킴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제안한다.

 

 

 

Eliot Maras, Want Bitcoin To Replace Fiat? Here’s What’s Needed To Make It Happen, 3. 10. 2016.

https://www.cryptocoinsnews.com/want-bitcoin-replace-fiat-heres-whats-needed-make-happen/

 

번역: madf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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